슈퍼 더블 드래곤 리뷰 - SFC (1992, TECHNOS JAPAN, Action)
작성자: 스노우맨K
고전 콘솔게임 리뷰 | 2021. 9. 29.
슈퍼 더블 드래곤 SFC
테크노스재팬의 더블드래곤 시리즈
SFC 버전입니다.
테크노스재팬은 현재는 사라졌지만
8-90년대 쿠니오군의 열혈 시리즈와
더블드래곤 시리즈로 아케이드(오락실)와
콘솔에서 명성을 떨치던 회사였습니다.
한국에서도 80년대 중반에 오락실용
더블드래곤이 크게 히트했었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더블드래곤 IP로
SFC버전을 제작한 것 입니다.
사실 인기가 높았던 아케이드 오리지날을
SFC의 성능으로 충분히 이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SFC 전용으로
SUPER DOUBLE DRAGON을 제작했다는
것이 좀 당시 일본의 거품경제의
분위기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SUPER는 SUPER NINTENDO의
SUPER로 명칭을 붙인 것으로 봐서는
콘솔 기종별로 시리즈를 다각화
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한
지금같으면 좀 상상이 안되는
방식이긴 하지만 당시의 시대는 그랬습니다.
특성이 다른 콘솔 기종이 있었고
지금처럼 유니티 같은 하나의 툴로
제작하여 크로스 플랫폼으로 런칭하는게
아니라 각각의 기계에 따라 모든 것을
별도로 제작하던 시대였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캡콤이 파이널 파이트로
시작하여 벨트스크롤 액션 장르를
주도하였는데 원래 원조는 테크노스재팬의
더블드래곤 시리즈입니다.
더블드래곤 1과 2까지가 아케이드 히트작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스팀에서도 리메이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온갖 기종으로
출시되었던 작품인데요. 심지어
CGA그래픽의 386 PC버전을
플레이했던 기억도 납니다.
(386 PC는 그래픽이 제대로 나오는
게임을 구동하는 환경이 아니었음
- 당시 기준으로 게임은 콘솔이 압도적)
테크노스 재팬은 한개의 시리즈가
히트하면 무분별하게 게임을 찍어내는
당시 거품경제 시대의 전형적인
경영방식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역시나 SFC 판 더블드래곤은
만족스럽지 못한 게임이었습니다.
90년대 16비트 머신인 SFC가
초창기 더블드래곤 아케이드에 비해서
색상 표현 능력 등이 더 뛰어나서
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웬지 모르게 SFC 판은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루하다는 것은 노가다성 패턴이
반복되는 게임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기존 더블드래곤에서 처럼
스테이지 하나하나가 재치있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흘러갑니다.
분명 기술의 종류들은 다양해진 것
같은데 뭔가 모르게 지루합니다.
벌써부터 악평이 나오네요.
그런 간단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그래픽
그래픽은 SFC의 특징을 살려서
아케이드용 더블드래곤 1,2에 비해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게 눈에 띕니다.
배경도 일부러 알록달록한 색감입니다.
아마 당시 SFC라는 새로운 하드웨어의
성능을 시험해보는 의도도 있었겠지요.
다만 배경이 너무 알록달록하고
캐릭터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으면
게임에 집중이 잘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경에 눈이 가서 캐릭터들에
집중이 잘 안되기 때문이죠.
이 비율이란게 중요한데
캐릭터가 돋보이지는 않습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화면이 조잡하게
느껴집니다. 벨트 스크롤 액션은
타격의 판정 감각이 중요한데
캐릭터와 배경이 너무 붙어있어서
거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당시 브라운관 TV의
화면비율이 4대3이라 횡스크롤에는
적합하지 않았죠. 횡(가로)으로
넓게 쓰지 못하는 시대적인
한계로 이해합니다만, 그럴 수록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과 조화를 이루는게 필요합니다.
게임성
벨트 스크롤 액션 장르는 타격감과
게임의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타격감은 SFC 게임으로는 좋은 편입니다.
원래 SFC게임은 액션게임에는 그다지
적합한 기종이 아니었습니다.
색감 표현이 좋다는 것은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과는 별개로
SFC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RPG같은
정적인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아직 이 시대는 화려한 그래픽을
사용하는 것은 아케이드 기판
(오락실 게임기계)에서 가능했기 때문에
성능의 한계가 게임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캐릭터의 이동 속도는
좀 느린 편입니다.
더블 드래곤 오리지널도 원래 좀
두디한 움직임이긴 하지만 SFC는
캐릭터가 작으니 웬지 더 느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적의 속도는
많이 빠르기 때문에 웬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뭐 고전 기종이니까 성능적인 한계로
게임성을 논하는 것은 좀 무의미합니다.
그보다 아쉬웠던 것은 지루한 적의
패턴입니다. SFC의 메모리 용량은
적을 세명정도 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근데 세명이다 보니까 항상 주인공을
앞과 뒤로 애워싸는 형태가 됩니다.
이것은 벨트스크롤에 나오는 적의
기본 알고리즘이기도 하지만
유난히 지루하게 반복됩니다.
또 대다수 적들의 이동 스피드가
주인공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게
설정되어 있고 기본으로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연타가
늘어나는 점은 빡치게 하죠.
이렇게 단조로운 패턴일수록
전체적인 스테이지 진행의 템포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치고 나가고
보스 전 등에서 난이도를 높여서
플레이어가 목표의식을 가지게
하는게 중요합니다.
이건 뭐 잡몹들을 때려잡는데
한 스테이지에서 10분 20분이
걸려버리니 지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 후에 나온 보스의
패턴이 잡몹보다 단조로와서
이 놈이 보스인지도 모른채
스테이지가 끝납니다.
(그 보스는 바로 다음
스테이지에 재활용)
당시 테크노스재팬의 명성에 비해
SFC 판은 그냥 문어발 식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게임계의 김성모 화백?)
그래도 그런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게임내 장치가 있었는데 바로
무기입니다.
더블드래곤 주인공인 빌리는
이소룡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기본은 격투능력이지만 쌍절곤을
손에 쥐면 거의 무적이 됩니다.
게임내에 쌍절곤을 비롯하여
몇가지 무기가 등장하는데
거의 잘 안나옵니다.
나오더라도 다음 장면으로
전환되면 사라지거나 매우
짧은 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행이 느려터지면 이런 무기라도
자주 나와야 하는데 뭔가
플레이어에게 일부러 고구마를
맥이는 느낌으로 나옵니다.
비판만 쭉 늘어놨는데 그래도
장점이란 것은 있습니다.
잡기에 의한 다양한 공격패턴의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잡고 무릎찍기, 파운딩, 던지기
적의 공격할 때 팔을 잡고
발차기, 주먹, 던지기 패턴 등
이것을 응용하면 화려한
액션으로 적의 체력을 많이
깎을 수 있습니다.
이 시절의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은
거의 공격버튼 하나와 특수 공격 하나가
표준적인 패턴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이었습니다만, 게임 자체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해서
잘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지금 보면 벨트 스크롤 보단
약간 파이어 프로레슬링류의
대전 게임에 어울리는 시스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잡고 어떤 기술이
들어갈지 결정한다는 겁니다.
사실 게임성에서 지적한 모든 문제를
해결한 후대의 더블드래곤이 있습니다.
바로 2004년 GBA 리메이크 작인
더블드래곤 어드밴스입니다.
이때는 안타깝게도 테크노스재팬은
한참전에 망한 상태라서 판권을
넘겨서 ATLUS에서 발매했습니다.
GBA용은 더블드래곤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작으로 봅니다.
여기서 지적한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이 되어있으니까요.
총평
총평이라고 할 것은 딱히 없는데
더블드래곤의 역사에 대해 궁굼하다면
한번쯤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다만 좀 지루하고 난이도도 높은 편이라
엔딩까지 보는 것은 좀 힘들껍니다.
30년 전 유년시절에도 엔딩은
못봤던 것 같은데 다행히 유튜브의
시대에 살고 있어서 플레이스루 영상
으로 편하게 엔딩을 보면 됩니다.
(아래 playthrough video)
약간 평이 안좋은 게임도 해보면
의미는 있습니다. 진짜 좋은 게임이
뭔지 알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의 게임산업의 발전이 있기까지
무수히 많은 게임들이 발매되고
나름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왔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성공작도 있지만
실패작도 많이 있으니까요.
더블드래곤 시리즈 중에서 히트작은
아니지만 이런 참신한 시도들이
기억이 나서 리뷰해봤습니다.
다음은 진화한 더블드래곤인
GBA 판을 리뷰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