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2 리뷰 - 슈퍼 닌텐도 이식판 (sfc, 1992, Capcom, Action)


작성자: 스노우맨K

고전 콘솔게임 리뷰 | 2021. 10. 22.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캡콤의

대전 액션 게임 히트작으로

1대1 대전 게임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작품입니다.

 

그 전에도 컴퓨터 게임에 1대1

대전이라는 개념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대전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확립한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2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완성도 뿐 아니라 전세계의

아케이드 게임기(오락실)의 보급과

대중화까지 이뤄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대전 액션게임이라 하면

2D에서는 킹오브파이터 시리즈와

3D에서는 철권 정도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때

스트리트 파이터로 인해서 영감을

받아서 캡콤보다 더 많은 대전 액션

게임을 만든 회사가 SNK입니다.

 

지금 시점에 역사를 돌아보면 SNK는

닌텐도에게 밀린 세가 같은 2인자

포지션 느낌도 나고 정작 대전 액션의

장르를 구축한 캡콤은 이후 전혀

다른 쪽으로 나가게 되니까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것 입니다.

 

회사적으로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2의

개발사 캡콤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성공이 눈앞에 보인다면 무엇이건

새로운 시도를 하는 회사의

이미지이고 SNK는 장인 정신에

집착하는 일본적인 회사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결과는 자본주의의 승리로 캡콤은

그 후 바이오 하자드나 몬스터 헌터 등의

IP로 현재까지 아주 승승장구 하고 있는

회사가 된 반면 SNK는 지난날의 영광은

찾아보기 어렵고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회사로 남아 있습니다. (아직 파산은 안했음)

 

게임회사는 결국 게임에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나게 되는데 스트리트 파이터

이후 수많은 2D 대전게임과 세가의 버쳘파이터,

남코의 철권 등 1대1 대전 격투 장르의

시작은 이 게임에서 비롯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 아케이드 기판용을

SFC로 이식한 타이틀입니다.

SFC가 당연히 성능이 딸리므로

다운이식이지만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오락실을 가지 않고도

스트리트 파이터를 즐길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지금의 가정용 게임기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식작이었습니다.

 

(게임의 초창기에는 가정용 게임기의

성능이 아케이드(오락실)용을 따라가지

못해서 오락실 게임과 가정용 게임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혀 다르죠)

 

 

*******

 

스트리트 파이터2 SFC 이식작에 대해

간략히 리뷰해 보겠습니다.

 

캡콤의 로고는 그때나 지금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타이틀 화면에 신경을 꽤 쓴 듯

사운드와 로고가 좋습니다.

 

가정용의 경우 옵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라던가 시간 제한

이런 것들은 가정용 게임기에서만

느낄 수 있던 장점이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기본판이니까

선택가능한 캐릭터는 8명입니다.

다들 처음에는 류를 선택하지요.

 

스트리트 파이터2 SFC
스트리트 파이터2 SFC

 

춘리 누님은 68년 생이라는데

1992년 발매년도니까 게임 출시

시점에는 24세 였습니다.

 

무공의 절정에 달한 나이로

설정한 것 같습니다.

 

 

춘리는 기존의 연약한 여성 캐릭터나

히로인에서 벗어나 터프한 여성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후에 캡콤이 춘리의 허벅지를

더욱더 굵게 만들면서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허벅지가 탄탄한 여성, 현실에서

찾아 보기 힘든 강인함에 많은

남성팬들이 허벅지의 매력에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꿀벅지라던가 그런

새로운 단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에는 아직

여리여리한 체형인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커피색 스타킹에 굵은

허벅지가 느껴집니다.

 

기술도 킥 위주라서 캡콤의

디자이너의 취향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지금이야 뭐 여러가지 취향이

다양한 것을 인정하는 세상이지만

90년대 초는 이런 식의 연출은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다운해서 쓰러진 상태도 꼭

저 허벅지를 강조하는 센스...

캡콤의 유별난 취향 같습니다.

 

블랑카는 지금 보면 괴물인데

브라질 사람들이 보면 빡치겠네요.

어쨋든 블랑카 남미의 아마존 숲에

사는 괴인이란 설정 같습니다.

아마존 자체가 자연의 신비니까

기술도 일반적인 무도가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죠. 전기를 내뿜고

몸을 말아서 돌진하는 등의;;;

 

러시아의 장기에프 불곰국의

이미지를 채용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골격도

크고 강한 것은 사실 같습니다.

추운 지방에서 살아서 그런지

DNA자체가 강한 걸지도...

 

장기에프는 레슬러로

스크류드라이버라는 기술은

한번 당하면 에너지의 2분의1을

깎으니까 당하면 정의를 상실합니다.

플레이하기엔 어려운 캐릭터지만

개성이 분명해서 좋았습니다.

 

역시 켄은 승룡권으로

모든 적을 상대한다

 

 

미 공군 소속인 가일은 아마도

탐크루즈의 탑건(1986) 같은 영화에

영향을 받았을 듯 한데요.

 

일본인들은 태평양 전쟁 때 항공모함도

운영해보고 전투기도 많이 만들었으므로

공군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나쁜 마음을 먹은 일본 제국주의가

연합군에 캐박살 나서 70년이 지난

아직까지 정규군을 편성하기 못하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군대에 대한

판타지가 강하죠.

 

가일은 일본 제국을 괴멸 시킨 최강의

미국 공군이므로 캐릭터가 확실합니다.

 

미군이 소림사같은 장풍을 쏜다는

설정은 미국의 극화에서도 잘 안하는

설정인데 동양식으로 적당히 가져다

붙인 것 같고요. 가일을 특징짓는

대공기 써머 솔트 킥은 상당히

획기적이었고 이후 SNK에서 보면

제노사이드 컷터 라던지 간지나는

비슷한 대공기들이 나옵니다.

 

써머솔트킥

 

 

일본색체를 강하게 띄는 혼다,

혼다 모터스의 이름을 따라

지은건지는 모르겠지만

근육질의 스모선수를

캐릭터로 만든 것 같습니다.

 

 

발로그는 당시 세계 최강의 헤비급

복서인 마이크 타이슨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90년대에는 UFC가 없어서

세계 복싱 협회 WBA 경기를

주로 봤는데 NBA에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WBA는 마이크 타이슨이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흑인 스포츠 스타 였습니다.

(생각해보니 90년대 스포츠 스타의

대부분이 흑인이었던 것 같네요.

피지컬은 흑인이 최강인 듯)

 

발로그 부터 사천왕은 보스 캐릭이라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후에 터보가 나오면서 선택이 가능해지긴

했는데 아마 이것도 캡콤의 상술이었는 듯

처음부터 플레이 하게 만들지 않고

우려먹기 위한 밑밥을 깐거죠.

 

후에 나오는 캡콤의 히트작들은

코나미 보다 더 우려먹었던 것을 보면

여기가 그 시작이었는 듯;;;

생각해 보면 성공한 게임사들은

우려먹기의 달인들 입니다.

(그것을 요새는 IP 라고 말합니다.)

 

사천왕 답게 한방 한방의 데미지가

커서 실제 마이크 타이슨에게

쳐맞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배경이 카지노인 것은 WBA

챔피언 타이틀 전을 하면 거의

라스베가스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챔피언정의 대전료가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달해서 카지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챔피언전에 베팅하기도 좋고)

 

베가는 스페인의 가면을 쓴 전사

이미지로 역시 스페인 남자 답게

큰 키와 매끈한 복근은 기본으로

가면을 벗으면 잘생긴 얼굴까지

피지컬 3종 세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복장을 타이즈로 입은 것은

뭔가 여성팬들을 위한 느낌이 드는데

이런게 90년대에 만든 캐릭터라니

역시 캡콤의 DNA는 훌륭합니다.

 

철망을 타는 연출은 당시에도

충격 그 자체 였다.

 

철망을 타다가 고공 낙하하는

공격은 WWE 프로레슬링을

떠올리게 합니다. 화려함에서는

역시 공중기술이 탑이죠.

 

승리 포즈 중에는 가면을 벗고

손을 치켜드는 연출도 있는 것을

봐서는 가면은 그냥 멋인 것 같다.

(당시 프로레슬러들 중에 가면을

쓴 선수들이 많았다. 타이거 마스크 등) 

 

베가 다음은 사가트와 바이슨인데

SFC판의 난이도가 높아서 인지

베가는 깨는게 힘드네요.

 

작품의 감상

이식이라는게 하드웨어적 제약이

있다 보니 조작감이 좀 안좋은

경우가 있는데 SFC도 결국 이식작이라

완벽하게 아케이드의 그 느낌은 안납니다.

 

유년시절 아버지가 해외 출장에서 사온

슈퍼 닌텐도에 들어있는 타이틀이

이 게임이었는데 원래 슈퍼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가 기본 패키지인데

스트리트 파이터의 인기가 워낙

크다 보니까 기본 패키지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베이에서는 밀봉이 500달러 이상

시세가 나가고 있습니다만,

그냥 알팩이나 중고는 20달러 정도에

구할 수 있습니다.

 

미국판의 저 표지 센스는...

블랑카가 류를 유린한 후에 춘리가

곧 당할 것 같은 느낌은 뭘까요;;;

(류는 도대체 무슨 짓을 당한건데

멘탈까지 나가 있는 것인가;;;)

 

솔직히 조작감이나 프레임 이런 부분은

아케이드에 비해서 떨어지지만 당시에는

그것도 감지덕지 였기 때문에

대히트를 쳤던 것 같습니다.

(그 정도를 가정용 게임기에 이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

 

전세계적으로 6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슈퍼 닌텐도가 경쟁자인 세가보다

확실히 앞서나가게 한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지금 보면 하드웨어 성능도 슈퍼 닌텐도가

세가의 제네시스(메가 드라이브)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입니다.

 

기념비 적인 작품으로 올드 SFC팬이라면

한번쯤 플레이 해보면 아케이드 판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입니다.

 

이식작의 히트에 힘입어서 후에

SFC용으로 터보나 슈퍼, 제로 2 등의

시리즈 작을 발매하기도 합니다.

그 사이 다른 가정용 게임기로도

여럿 이식되기도 했습니다.

 

원조는 아케이드의 CPS 기판이지만

(아케이드 게임기의 컴퓨터)

가정용 게임기로도 이정도 퀄리티가

잘 나온다는 것을 알려줘서 이 때부터

가정용 게임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 소니가 PS1을 발매한 다음에는...

우리가 아는 지금의 콘솔 게임의

생태계가 시작되었죠.

 

그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스트리트 파이터2는 중요한 위치를

가진 기념비 작품인 셈입니다.